제목: 일제시대 근대 ‘국민’ 개념 형성과정 연구

저자: 한승연

이 논문에서는 구한말 서구에서 도입된 근대‘국민’개념이 일제시대에 어떤 용어들로 불렸는지 개념사를 통해 분석하였다. 전통적으로 ‘국민’과 ‘국인’ 또는 ‘君’, ‘臣’, ‘民’으로 구분되어 있던 국민 개념은 구한말에 서구의 근대 국민 개념이 도입된 이후 ‘국민’, ‘인민’, ‘신민’ 등으로 수렴되었다. 일제시대에 국민을 지칭하는 공식 용어는 ‘신민’이었으나, 정치나 행정 현실 에서는 ‘국민’, ‘민중’, ‘관민’, ‘동포’, ‘일반’, ‘인민’, ‘민’ 등 근대적인 용어와 전통적인 용어들이 혼재되어 사용되었다. 같은 ‘국민’이라는 기표 안에서도 시기별로 통치의 목적에 따라 그 기의가 상당히 다른 용어들을 적절히 선택하여 사용하였다. 곧 일제 강점 초기에는 민족감정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대체로 중립적인 ‘인민’과 ‘국민’으로 부르다가, 3 1운동이라는 민중운동을 당하자 한국 민중을 달래고 관민의 일치협력을 유도하기 위해 ‘민중’과 ‘관민’을 강조하였다. 다시 전쟁의 확대로 고도 국방국가체제가 형성되자 소위 ‘천황폐하’ 아래 1억 국민의  대복종을 끌어내기 위해 ‘국민’과 ‘관민’, ‘황국신민’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그 용어가 무엇이든 일제시대 국민 개념은 군주를 제외한 나머지 국민만을 의미했기 때문에, 모두가 평등한 일체적인 ‘국민’ 개념은 형성될 수 없었다.

주제어: 국민, 민족, 신민, 관민, 개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