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조선초 관료제의 근대성에 관한 연구

저자: 이병량

조선의 관료제에 대한 일반의 상식은 그것이 군왕으로 상징되는 지배권력과 그 신성함에 복종하는 신민으로서의 ‘양반’계층이 구성하는 지배-복종의 관계라는 것이다. 이러한 지배-복종의 관계는 전통적인 지배의 한 유형으로서 조선의 관료제가 지니고 있는 전근대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그러나 적어도 조선초의 관료제는 전통적 지배의 한 유형이기보다는 막스 베버의 이념형으로서의 관료제가 지니고 있는 합리적인 조직의 운영과 지배체계로서의 성격을 더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이는 관료제의 충원방식인 과거제와 그 밖의 인사제도가 보여주고 있는 ‘합리적 성격’들을 통해 확인될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조선초의 관료제는 이러한 합리적인 내용에도 불구하고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이는 관료제가 지나고 있는 ‘도구(Apparatus)서의 속성에 기인하고 있는 것이었다. 조선초의 관료제는 그 운영방식의 합리성에도 불구하고 전통의 수호와 현상의 유지를 최선의 목표로 삼은 지배권력의 도구라는 한계를 극복할 수 없었다. 이러한 연구의 결과는 관료제의 개혁에 대한 현재의 논의 역시 기능적 효율성 달성 여부에만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주제어: 관료제, 인사제도, 합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