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행정의 합법성 이념과 기타 행정이념과의 관계

저자: 김향규

행정이념이란 행정이 추구하고자 하는 바람직한 가치 내지 행정인이 준수하여야 할 활동규범이나 행동기준을 의미한다. 이러한 의미의 행정이념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는 능률성·효과성·민주성·합법성·형평성 등을 들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행정이념을 구체적 행정활동의 현실 속에서 적용할 때 문제가 되는 것은 행정이념의 내용을 구성하고 있는 이들 이념들이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을 때도 있는 하면, 상호 상충관계에 있는 경우가 많아, 이념들간의 우선순위와 관련하여 갈등을 으킬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이러한 문제와 관련하여 많은 행정학자들은 그때 그때의 시대적 요청에 따라 혹은 국가적 상황에 따라, 그리고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직면하고 있는 구체적인 상황적 요인에 따라 어느 이념을 우선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는 것 같다. 본 연구자는 이러한 견해에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행정의 합법성 이념을 우선순위에 포함하여 논의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 이유는 행정의 합법성 이념은 구체적 상황에 따라 기타의 행정이념들과 상호 충돌 내지 경쟁하는 이념이 아니고, 다른 모든 이념을 그 속에 포괄하는 개념으로서 합법성 이외의 이념들의 상위개념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합법성 내지 법치행정의 이념은 행정이 헌법과 국민의 대표기관인 의회에서 제정되는 법류에 적합하게 행사되어야 한다는 헌법 차원의 이념이므로, 행정활동을 바람직하게 수행하기 위한 판단의 과정에서 판단기준으로 적용되는 기타의 행정이념들은 당연히 법치행정의 이념보다 하위의 이념이라는 것이 본 논문에서 주장하는 핵심적 내용이다.

주제어: 행정이념, 법치행정(합법성), 법률의 우위, 법률의 유보